초혼(招魂)

               김소월


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!
허공 중에 헤어진 이름이여!
불러도 주인 없는 이름이여!
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!

심중에 남아 있는 말 한마디는
끝끝내 마저 하지 못하였구나.
사랑하던 그 사람이여!
사랑하던 그 사람이여!

붉은 해는 서산 마루에 걸리었다.
사슴이의 무리도 슬피 운다.
떨어져 나가 앉은 산 위에서
나는 그대의 이름을 부르노라.

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.
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.
부르는 소리는 비껴 가지만
하늘과 땅 사이가 너무 넓구나.

선 채로 이 자리에 돌이 되어도
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!
사랑하던 그 사람이여!
사랑하던 그 사람이여!

<진달래꽃, 매문사, 1924>

부르다 부르다 내가 죽을 이름이여....
정말 애절하지 않은가요 ?

Philosophiren

신고
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
Creative Commons License

'개인적인 글 > 그냥 남기는 . . .' 카테고리의 다른 글

괜찮은 남자를 만나기 힘든 11가지 이유  (5) 2008.10.12
말 장 난  (0) 2008.07.04
초혼 (招魂) - 김소월  (0) 2008.06.22
보일러댁에 아버님 놔드려야겠어요  (0) 2008.05.08
닭을 맛있게 먹는 법  (0) 2008.05.08
나쁜 남자  (0) 2008.05.05
Posted by 비회원