내가 동양 고전을 공부하며 놀란 것들 중의 하나는 ,
우리가 서양에서 왔다고 너무도 당연하게 믿는 것들 중에 우리 동양(사실 대부분이 중국이나 인도를 의미하지만, 그리고 동양이라는 말 또한 서양의 입장에서 만들어 진 것이기도 하고)에서 왔다는 것이었다.

나는 형이상학과 형이하학이라는 말을 아주 좋아한다.
이분법적 분석이나 접근을 좋아하진 않는 편이지만, ( 그래서 노자의 도덕경이 좋다. )
유독 형이상학과 형이하학은 많이 이야기 하는 편이다.

오늘은 형이상학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.


형이상학이라는 말이 서양에서 왔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참 많은데, 너무 신기하게도 형이상학은 주역에서 왔다.

먼저 형이상학을 사전에서 찾아보면
meta•physics〔〕〔Gk 「물리학 뒤의 것」의 뜻에서〕 n. pl. [단수 취급]
1 형이상학(形而上學), 순정(純正) 철학
2 (학문•연구의) 원리 체계;기본적 원리
3 《구어》 추상론, 추상적 논의, 탁상공론
라고 되어 있다. 저 해설 중에 맘에 드는 것은 원리 체계라는 말 하나 뿐이다.


그럼 이 말의 원본이 나온 주역(周易)의 '계사상전(繫辭上傳)" ( 기전원 700년 경 ) 을 보면 다음과 같이 나온다.
形而上者謂之道   形而下者謂之器  ]
조금 풀면, 형이상자(形而上者)를 도(道)라하고, 형이하자(形而下者)를 기(器)라 한다.(그릇 기 , 器)
더 풀면, 형(형체, 유형적인...) 위에 있는 것 혹은 앞에 있는 것을 도(道)라 하고, 형 아래 혹은 형 뒤에 있는 것을
기라 한다는 뜻이다.


왜 사람들은 형이상이라는 단어를 서양에서 왔다고 생각할까?
그건 빨개벗고 욕탕에서 뛰쳐나온, 위대한 대황 Great Alexander 의 정신적 지도자/스승이자 서양 철학의 틀을 세운 플라톤의 수제자인  아리스토텔레스 의 저서 Metaphysics 때문이다. 그가 기원전 300년 경의 사람이니 주역보다는 약 400년 후에 형이상학을 구체화 시킨 것이다. 아무튼 지금의 영어 사전에서도 볼 수 있듯이 형이상학이라는 단어의 번역은 Metaphysics 이다. 어쩌면 Metaphysics 의 번역이 형이상학일지도...


내가 이전의 글 [ 말이 오해를 불러 일으킬 수 밖에 없는 이유 , http://philosophiren.tistory.com/51 ] 에서도
말 했듯이 우리 생각의 영역은 형이상학적이다.
그리나 우리가 보고, 듣고 만지고, 말하고 하는 모든 것들은 형이하학적이다.


즉, 우리는 형이상학적으로 생각하면서, 형이하학적으로 표현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.



나는 형이상학을 지향하는 , 분석철학적 경향을 가진듯한 실존주의적이며, 절망적인 낙천주의자이다.


Philosophiren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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