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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1. 2010.06.18 너에게로 가는 길을 나는 모른다
  2. 2009.03.26 길 잃은 날의 지혜
너에게로 가는 길을 나는 모른다

최영미

그리하여 이 시대 나는 어떤 노래를 불러야 하나
창자를 뒤집어 보여줘야 하나, 나도 너처럼 썩었다고
적당히 시커멓고 적당히 순결하다고
버티어온 세월의 굽이만큼 마디마디 꼬여 있다고

그러나 심장 한 귀퉁이는 제법 시퍼렇게 뛰고 있다고
동맥에서 흐르는 피만큼은 세상 모르게 깨끗하다고
은근히 힘을 줘서 이야기해야 하나
살아남은 자의 슬픔을
나도 충분히 부끄러워 할 줄안다고
그때마다 믿어달라고, 네손을 내 가슴에 얹어줘야 하나

내게 일어난 그 모든 일에도 불구하고 두 팔과 두 다리는 악마처럼 튼튼하다고
그처럼 여러번 곱씹은 치욕과, 치욕 뒤의 입가심 같은 위로와
자위끝의 허망한 한 모금 니코틴의 깊은 맛을
어떻게 너에게 말해야 하나
양치질할 때마다 곰삭은 가래를 뱉어낸다고
상처가 치통처럼, 코딱지처럼 몸에 붙어 있다고
아예 벗어붙이고 보여줘야 하나

아아 그리하여 이 시대 나는 어떤 노래를 불러야 하나
아직도 새로 시작할 힘이 있는데
성한 두팔로 가끔은 널 안을 수 있는데

너에게로 가는 길을 나는 모른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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TAG SMK, , 최영미
Mind Control2009.03.26 00:37
길 잃은 날의 지혜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 박노해

큰 것을 잃어버렸을 때는
작은 진실부터 살려가십시오

큰 강물이 말라갈 때는
작은 물길부터 살펴주십시오

꽃과 열매를 보려거든 먼저
흙과 뿌리를 보살펴주십시오

오늘 비록 앞이 안 보인다고
그저 손 놓고 흘러가지 마십시오

현실을 긍정하고 세상을 배우면서도
세상을 닮지 마십시오
세상을 따르지 마십시오

작은 일 작은 옳음 작은 차이
작은 진보를 소중히 여기십시오

작은 것 속에 이미 큰 길로 나가는 빛이 있고
큰 것은 작은 것들을 비추는 방편일 뿐입니다

현실 속에 생활 속에 이미 와 있는
좋은 세상을 앞서 사는 희망이 되십시오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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